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별/가람 이병기

이한기2023.10.12 21:26조회 수 58댓글 0

    • 글자 크기

                          별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보노라 

 

                --가람 이병기--

 

서늘한 가을 초저녁에 바람을 쐬러 뜰

앞에 홀로 나와 서녘하늘에는 구름이

걷히고 나타나는 초사흘달(초승달)과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본다.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화(風景畵)가

눈앞에 펼쳐진 듯 서경적(敍景的)이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일렁이는 가을의

정취(情趣)가 분수(噴水)처럼 뿜어

나오는 서정적(抒情的)인 시조(時調)

라고 느껴진다.

 

세상살이 번민(煩悶)을 훌훌 털어내고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푸른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繡)놓은 별들을 한 동안

헤아리다 어느새 무념무상(無念無想)

의 별나라 뜰 앞에 서있었으리라.

 

내일(9월 23일)은 가을이 시작되는

추분(秋分)이다.

저녁엔 제법 바람이 서늘하고 하늘도

꽤 높아졌다.

초저녁 하늘 한 가운데 나온 반달을

바라보며 맑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

하자.

이 가을에는 부디 부질없는 속앓일랑

하지말자.

 

이 시조를 가사로 한 '이수인'의 가곡

'별'이 널리 애창(愛唱)되고 있다.

 

<글쓴이 Note>

가람 이병기(1891~1968) : 전북 익산 출생,

본관(本貫)은 연안(延安),  한성사범학교

졸업, 독립유공자, 교육자, 국문학자, 시조

시인이며 서울대 교수,학술원 회원, 국방부

전사(戰史)편찬위원장을 역임.

문화포장(文化褒章) 수훈, 학술원 공로상

수상. 건국훈장(建國勳章) 애국장(愛國章)

추서(追敍).

저서로는 국문학전사(全史), 국문학개론,

가람문선(文選), 가람시조집 등이 있다.

 

                 종우(宗愚)이한기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3년 9월 22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8 [내 마음의 시] 이별 그리고 사랑 관리자 2024.03.10 6
517 [동화] 문조 - 김옥애 관리자 2023.12.04 7
516 [디카시]나목 - 정성태 관리자 2024.01.01 3
515 [림삼의 초대시] 빗속의 해후 관리자 2024.04.29 8
514 [마음이 머무는 詩] 사월의 노래-박목월 관리자 2024.04.08 2
513 [마음이 머무는 詩] 삼월에 오는 눈-나태주 관리자 2024.04.08 8
512 [마음이 머무는 詩] 우리의 봄은-윤석산 관리자 2024.04.08 4
511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11] 꽃을 따르라 관리자 2024.03.20 10
510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 사랑 관리자 2024.01.22 6
509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5] 매화를 찾아서 관리자 2024.01.29 12
508 [문학강좌] 구명숙 교수 특강3 hurtfree 2017.06.12 96
507 [발행인 레터] 애틀랜타문학회를 만났어요 관리자 2015.02.11 377
506 [시조}한산섬 달 밝은 밤에 -이 순신- 관리자 2024.02.13 5
505 [신간] 하상욱 단편시집 '서울 보통 시' 관리자 2024.01.31 17
504 [아메리카 NOW] 여야 정쟁 사라진 로잘린 카터 여사 장례식을 보면서1 관리자 2023.11.30 16
503 [애송시 100편-제18편] 님의 침묵 - 한용운 관리자 2024.01.29 5
502 [월요 아침 산책(346)박춘광]`'늙은 까마귀의 비상' 관리자 2024.05.04 4
501 [조선일보] 글쓰기 구성 전략 '기승전결' 관리자 2019.06.28 437
500 [책&생각]나는 이제 달리지 않고 누워 있다 관리자 2024.04.08 6
499 [축시] 겹경사 - 효천 윤정오 관리자 2024.04.04 9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0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