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조
김옥애
새장 안의 둥지에
다 자란 문조들이 들어가지 못하네요.
둥지 앞에 엄마가 버티고 앉아
가까이 가면 부리로 쪼아대네요.
어릴 적엔
입으로 먹이고, 날개로 품더니만
이젠 다 자랐으니
독립하라며
사람보다 똑똑하게 가르치네요.
문조는 참새와 몸집이 비슷한 새인데요,
가정에서 애완용으로 많이 길러요.
시인도 집에서 문조를 길렀는데요.
어느 날 보니까 어미 문조가
둥지에 들어가려는 새끼 문조를 쪼는 거예요.
새끼 문조가 둥지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거지요.
왜 그럴까요?
아마도 어미 문조가 그만큼 키워주었으니
새끼 문조는 이제부터 자기 힘으로 살아가라는 뜻이 아닐까요?
어미 문조가 무척 냉정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 하지만 어미 문조는 남모르게 고민을 많이 했을 거예요.
어떻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새끼 문조를 위하는 길인가를요.
당장은 안쓰러울지 모르지만
장래를 생각하고 결단을 내렸을 거예요.
‘사람보다 똑똑하게 가르친다.’고 한 시인의 말,
절대로 가볍게 흘려들을 말이 아니지요.
(전병호/시인ㆍ아동문학가)
<김옥애 시인은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어요.
2023년에 동시집 ‘숨어있는 것들’ 등을 펴냈어요.>
출처 : 소년한국일보(https://www.kidshankoo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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