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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자의 노래 - 신 경림-

관리자2024.01.12 11:11조회 수 15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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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자의 노래
 
 신경림 

 

 외진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미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 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고 헤매고 다닐는지도 모른다.

 

 

2024년 1월 12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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