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허락된 과식/나희덕

keyjohn2022.03.25 16:23조회 수 87댓글 9

    • 글자 크기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오후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 먹고 빨아 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 댔지만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

* 옮긴이 노트
한약처럼 오래 끊여 불린 누룽지에
고춧가루가 범벅인 부추 김치를 겯들여 흡족한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후루룩 거리며 마시고 나니 
배부른 돼지가 된 듯 약간은 불만족스러운 기분이다.
 연초록 잎들이 흔들리는 것이 느린 TV 화면처럼 보이는 것은
노안 탓이겠지만 몽환적인 이어서 색다르다.
행복과 불행 사이의 불투명한 기분도 나쁘지 않은 오후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9
  • 2022.3.25 18:22 댓글추천 0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배불리 드시고 커피까지

    한 잔 하셨으니 부러울게

    없지요.

    햇빛도 과식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던데 배불리 먹고도 

    12 광주리----

    좋은 글 즐감! 감사합니다.

    '까칠이' 퇴장합니다^^^

  • 이한기님께
    keyjohn글쓴이
    2022.3.26 12:11 댓글추천 0

    제 식상한 '먹는 타령'에 추임새 넣어 주심에 기뻐요 ㅎㅎ


    '광주리'란 말이 참으로 곱네요.

  • 2022.3.26 11:58 댓글추천 0

    나중에 소처럼 masticating 할 망정 그래도 많이 많이드세요.

    곧 또 없어져서 몇날이구 허기질지 모르니까요.

  • 강창오님께
    keyjohn글쓴이
    2022.3.26 12:15 댓글추천 0

    네 궂은 날에 대비에

    양분을 비축해 두는 것이 현명할 듯 해요.


    창오님 덕분에 chew에서 masticating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뿌듯한 느낌 ㅎㅎ

  • 2022.3.26 12:33 댓글추천 0

    chewing 은 우리도 할 수 있지만 특히 소같은 초식동물에 두고 두고 씹는 masticating 을 쓰거든요. 죄송 덧붙힌 설명에...

  • 강창오님께
    2022.3.26 13:52 댓글추천 0

    Masticating!

    되새김?

    반추反芻?


  • 2022.3.27 00:08 댓글추천 0

    지난 펜데믹 때

    저야 말로 허락된 과식으로

    과(?)체중이 될뻔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저도 나희덕님의

    "허락된 과식"을 읽었더랬어요

    ㅎㅎㅎ


    https://blog.daum.net/sylviapark/8888449

  • 송원님께
    keyjohn글쓴이
    2022.3.27 10:04 댓글추천 0

    프시케님 카페에 

    커피나 한 잔 하러 들렀더니

    맛깔스러운 핫윙도 있어서

    푸짐한 마음!!

  • keyjohn님께
    2022.3.27 12:34 댓글추천 0

    ㅎㅎㅎ 

    지난 펜데믹엔

    정말 오랜만에 

    허락된 과식(?) 을 마음껏 했던

    딸과 함께 요리를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커피를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핫윙이라도 많이 드시고 가셨겟지요?

    ㅎㅎㅎ

    적어도 저와 딸이 만든 음식이니

    안전할 겁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총무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4 푸른 오월/노천명 이한기 2024.05.20 25
603 포인트는, 요강과 머슴에 있지 않다!! Jenny 2017.11.22 91
602 평양아바이순대 33호점 오픈기념 예배-마영애 탈북자인권협회 임원 관리자 2023.11.15 24
601 평생 시인의 시집 한 권, ‘숨어 있는 향수’ 관리자 2023.12.22 17
600 평상이 있는 국수 집 - 문태준- 관리자 2024.01.12 18
599 평상(平床)/반칠환 이한기 2024.06.24 33
598 트바로티 김호중이 수감된 구치소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는 일 관리자 2024.05.30 22
597 트럼프 경호실 저격수팀이 있던곳과 범인이 있던곳 관리자 2024.07.14 1
596 테스트1 hurtfree 2015.02.05 13219
595 태권도 & K-Pop Festival 7년만에 재개 관리자 2024.05.28 12
594 탈무드의 현명한 인생 처세술 관리자 2024.06.14 21
593 탈무드 인맥관리 17계명 관리자 2024.01.14 13
592 탄허(呑虛)의 예언 이한기 2024.07.12 13
591 탄생誕生 이한기 2024.02.25 40
590 타령(打令) 이한기 2023.11.18 45
589 큰 바위 얼굴 관리자 2024.06.27 24
588 코미디언 양세형, 시인으로 인정받았다…첫 시집 '별의 집' 베스트셀러 기록 관리자 2024.01.08 16
587 코로나 새 변이 바이러스인 COVID-Omicron XBB 가 심합니다.. 마스크 착용하시고 조심하세요 관리자 2024.01.17 42
586 칼 국수 - 김 종재 - 관리자 2024.01.12 16
585 침몰 직전 타이타닉호의 위대한 사랑이야기 관리자 2024.06.16 5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4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