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애송시 100편-제18편] 님의 침묵 - 한용운

관리자2024.01.29 11:14조회 수 7댓글 0

    • 글자 크기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1/24/2008012400082.html

 

기사 원문을 읽으시려면 위의 링크를 클릭하셔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애송시 100편-제18편] 님의 침묵 - 한용운

 

 

 

 

 

님의 침묵

 

- 한 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야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참어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띠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러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골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얏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2024년 1월 29일 월요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6 귀천 천상병 관리자 2024.06.27 2
615 칠월의 시 - 이 해인 관리자 14 시간 전 2
614 아침 이슬 (영혼의 물방울) 아해 김태형 관리자 2024.04.08 3
613 세월아 피천득 관리자 2024.06.27 3
612 법정스님의 인생편지 "쉬어가는 삶" 관리자 14 시간 전 3
611 진 달래꽃 - 김 소월- 관리자 2024.01.26 5
610 102계단 상승한 시집…요즘 짧은 시가 잘 팔리는 이유는? 관리자 2024.01.29 5
609 [詩 한 편] 초행길 관리자 2024.03.13 5
608 아내가 지킨 수첩에서 46년 만에...박목월 미발표 시 166편 공개됐다 관리자 2024.03.13 5
607 Happy Runner's Marathon Club 관리자 2024.03.24 5
606 어미 오리와 22마리의 새끼오리들 관리자 2024.04.14 5
605 시에 담은 아버지 관리자 2024.06.27 5
604 [디카시]나목 - 정성태 관리자 2024.01.01 6
603 방송중학교 다니며 시집 펴낸 팔순 할머니 “황혼길 아름답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관리자 2024.01.10 6
602 애너벨리 -애드가 알란 포우- 관리자 2024.02.03 6
601 ‘파도 파도 미담만’ 토트넘 캡틴 손흥민, 동료 부상에 불같이 화낸 이유는? 관리자 2024.03.14 6
600 댈라스 빛내리 교회에 가서 11시 예배를 보았습니다 관리자 2024.03.18 6
599 춘분(春分 )입니다 관리자 2024.03.20 6
598 머스크 “테슬라 로보택시 8월 공개”…주가 시간외거래 5%↑ 관리자 2024.04.08 6
597 시인 나태주가 말하는 어른, “잘 마른 잎 태우면 고수운 냄새 나” 관리자 2024.04.09 6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1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