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시/정호승

이한기2024.06.09 14:03조회 수 18댓글 0

    • 글자 크기

         가시 / 정호승 

 

지은 죄가  많아 

흠뻑 비를 맞고 봉은사에

갔더니

내 몸에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손등에는 채송화가

무릎에는 제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야윈 내 젖가슴에는

장미가 피어나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에

가시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토록 가시 많은 나무에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고 생각하라고

 

장미는 꽃에서

향기가 나는 게 아니라

가시에서 향기가 나는 

것이라고

가장 날카로운 가시에서

가장 멀리 가는

향기가 난다고

 

장미는 시들지도 않고

자꾸자꾸 피어나

 

나는 봉은사 대웅전

처마 밑에 앉아

평생토록 내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가시를 힘껏 뽑아내려고

하다가 슬며시 그만두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 봄꽃을 보니 - 김 시천- 관리자 2024.04.20 5
65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세계의 명시 100 관리자 2024.04.18 5
64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명시 백선 관리자 2024.04.18 5
63 ‘주주들 난리 났다’ 테슬라 최신 자율주행, 상상 초월 근황 관리자 2024.04.14 5
62 어미 오리와 22마리의 새끼오리들 관리자 2024.04.14 5
61 핫핑크 철쭉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관리자 2024.04.08 5
60 [축시] 축복의 길 -이 외순- 관리자 2024.04.04 5
59 아내가 지킨 수첩에서 46년 만에...박목월 미발표 시 166편 공개됐다 관리자 2024.03.13 5
58 생과 사 - 지천 ( 支泉 ) 권명오.- 관리자 2024.02.21 5
57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관리자 2024.02.14 5
56 [시조}한산섬 달 밝은 밤에 -이 순신- 관리자 2024.02.13 5
55 애너벨리 -애드가 알란 포우- 관리자 2024.02.03 5
54 백범 일지 관리자 2024.01.28 5
53 칼 국수 - 김 종재 - 관리자 2024.01.12 5
52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관리자 2024.01.12 5
51 쉽게 쓰여진 시 - 윤동주- 관리자 2024.01.02 5
50 산정묘지山頂墓地 1- 조정권 관리자 2024.01.01 5
49 높새가 불면 - 이 한직 - 관리자 2023.12.17 5
48 김소월 진달래꽃 분석 총정리 : 관리자 2024.06.27 4
47 광야 이육사 관리자 2024.06.27 4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