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우크라이나
조동안
어린시절에 보았던 흑백사진 속의 상처들
어른들의 붉어진 눈시울에 담긴 아픔
오랜 시간이 지나며 과거의 슬픈 역사로 사라지는 줄 알았습니다.
전쟁은 없어야 한다고
그 때의 아픔은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피상적으로 일삼던 어리석은 망각의 뇌속에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의 작은 마을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를 지키기 위해
어린 아이의 눈물을 가슴에 담고 죽음의 길을 떠나는 아버지가
막연한 흑백이 아닌 현실의 칼라가 되어
붉은 눈물로 우리의 머리를 적시고 있습니다.
아들을 전장에 보내는 것도 가슴 아픈데
손주를 적의 총구에 맞기는 것은 더욱 가슴을 때리고
평생을 만진 도구라고는
가족을 위해 요리하던 식칼 대신 서투른 총기를 만지며
엎드려 쏴를 배우는 노파의 모습에서
우크라이나의 솟아나는 울분이 보이고
쏟아내는 눈물이 나라를 지키는 힘이 되어 솟구치고 있습니다.
빼앗긴 평화는 다시 저들의 품으로 돌아가겠지만
새겨진 상처도 저들의 품에 함께 남아 있겠지요
민족의 아픔은 하나를 이루는 핵심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면 당연히 하고 있는 눈을 보았습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