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와 지지대
몇일전 두뼘쯤 자란 오이에
철사로 된 지지대를 세워주었어요
뾰족한 부분을 땅에 박고
역삼각형원형으로 되어 위로 올라갈수록
넓어지는 지지대말입니다
오늘 이른 아침에 물을 주러 나가보니
밤새 오이넝쿨이 지지대를 단단히 감고 있네요
분명 어제 오후에도 허공에 실낱같은 넝쿨이 흔들리더니
내가 세상을 붙들고 있듯
몇겹씩 돌돌 감고있는 모습이
신통하고 대견해보였죠
모종 네개중 세개가 살아남아
올해 나와 함께 여름을 지내고 또 가을을 맞을겁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내가 물을 줄 것이고
잡초가 귀챦게 굴면 내가 뽑아 주고
난 오이잎들과 열매를 감사히 보고
또 먹기도 할것입니다
오고 가는 이웃들과 음악을 배우러 오는 학생들에게
인사도 주고 받으며
나의 작은 정원겸 텃밭에서 오이는 즐거울 것입니다
두뼘 자란 오이는 지지대를 붙잡고
내게 인사를 하네요 고맙다고
오늘도 행복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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