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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처럼 네발로 버티던 원인류가
돌연 두 발을 들었던 건
머리를 하늘 쪽으로 두고 싶었거나,
그리하여 신과 더욱 가까워지고 싶었거나
차포 띠고 살아도 될 만큼 세상이 만만해서였겠지만
난 그 두 발을 다시 내리고만 싶다
밥상이 빈약할수록 가문의 뼈대를 강조하시는 아버지
이 땅에 성골, 진골 자손 아닌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니 이제 고백하십시다
몰락한 집안의 대책 없는 어른들이 되어서
세월의 속도를 견디는 것만도 죽을 맛이라고
참을 수 없을 만큼 존재가 무거운 건진 몰라도
이 더딘 생이 이미 충분히 버겁다고
차라리 두 발 내리고 컹컹 짖어버리고만 싶다고
- 「무너진다」 부분
2024년 3월 10일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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