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을 태우다
석정헌
눈 깜박거리며 흐르는 별들
새벽이면 한달음에 사라지고
잠시 쌓인 적막은
스스로 제 생을 돌아보게 하지만
진창에 들인 두발처럼
패륜의 뒷길에서 보람 없이 지나온 삶과
회오의 힘 듦을 같이하고
괴로움에 부대낄때
흔적없이 사라지는 구름처럼
양팔 사이 머리 묻고
꺽정이 울부 짖으며 하든 통곡
하늘 높은데 까지 전하지 못 하고
얼마를 머뭇거리다
서림이 해해 거리 듯 흔들리지만
마지막을 더욱 환하게 제 몸을 태우고
사라지는 촛불처럼
남은 눈물의 흔적이나마
아직도 따뜻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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