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하고
에보니와 난 또 비구경을 시작한다
너울너울 키큰 잡초들이 몸을 흔들어대고
비가와서 늦어진 쓰레기 수거차량이 요란스레 왔다간다
쓰레기 비닐봉투가 놓여있던 자리가 깨끗해지고
난 다시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
비가 고여 유리처럼 고요해진 덱의 골마루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실로폰 소리를 낸다
간간이 그 소리는 내 이름을 부르곤한다
정희야 정희야 하고
이 비가 그치면 그 실로폰 소리가 들리지 않을것이다
난 마른 덱의 나무판자위를 걸으며
하늘은 보겠지 먹구름이 어디쯤 오나 하고
에보니와 난 햇볕을 피해 다니며 비를 기다리겠지
오늘은 계속 비가 온다 번개도 천둥소리도 없이 비만
오래된 드라마를 보며
멋진 지창욱을 그지없이 바라본다
내가 누리는 호사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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