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산책 / 송정희
컴컴할 때 집을 나선다
두시간 산책 길이라
햇살 뜨겁기 전에 돌아오려면
고요한 동네를 길고양이들이 지키고 있다
학교버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마주보며 제잘대고
늘 마주치는 이웃들이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한다
어떤 날에는 길모퉁이에서 또 어떤 날은 오르막길에서 만난다
서서히 햇살이 큰 나무 가지사이로 쏟아지고
잘 정돈된 잔디 위의 이슬을 보석으로 바꾸기 시작한다
늘 봐도 신기한 마술이다
한시간이 지나자 땀이 송글송글 생긴다
햇살이 이 땀방울도 보석으로 바꾸어줄까
혼자서도 신이나서 팔을 앞뒤로 휘휘 저으며 걷는다
집 어귀로 들어서며 치자 꽃향기에 두리번 거린다
어느 집 정원에서 나는 향기일까 하고
또 하나의 축복이다
내가 살아있어 그 진한 향기에 취할 수 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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