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조목
석정헌
타다만 대추나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곰방대 문 노인은 땀을 식히고
늦은 매미소리 갈길을 재촉하지만
있는 자리에서 모든 것을 본다
하늘의 벌에도 견뎌내고
천기까지 받아 오행을 갖추고
잡귀가 범접 할 수 없는 나무
하늘을 향해 서있지만
인간의 탐욕으로
돼지로 거듭나고
거북이로 만들어져
부를 부르고 수를 늘이는
행을 재촉 하지만
밑둥이 뚫린 고목은
힘겹게 제 몸을 가누다
환한 달빛에 늙은 나뭇가지
휘청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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