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불꽃이 지구에 점화(點火)되기 전
어머니 자궁 속에 만남의 입맞춤이 있기 전
사상(思想)과 개념(槪念)이 언어의 옷을 입기 전
우주를 감돌던 한 인격이
빛이 있으라는 선언과 함께
창조 바다 수평선에 사랑의 날개로 솟아 올랐다
깊은 잠에서 깨어난 아담이
하와를 보는 순간
사랑이 눈부신 자태(姿態)로 미소를 띄고 다가왔다
해산(解産)고통과 수고(愁苦)의 땀을 흘리면서
사랑이 눈물 강을 이루어
울면서 사막을 건너고 시내산을 돌아
갈바리 십자가에서 폭포로 떨어지면서
삼라만상을 영겁(永劫)을 휘몰아 살펴도
더 위대할 수 없는 영롱한 모습을 나타내었다
죄로 인한 피조물(被造物)의 운명
절망의 계곡에서 시체로 변해갈 때
겟세마네 동산을 흔들던 통곡
갈바리 언덕 높이 절규(絶叫)하던 그 아가페가
부활의 여명(黎明)을 알리는 종을 울렸다
존재의 가치보다 더 역동적(力動的)인 아가페 안에서
우주가 기뻐하고 은하가 노래하며
길 잃은 인간의 눈에 쉼의 눈물이 고인다
6천년 가슴조리던 은하의 긴장
마지막 승리의 개가(凱歌) 높이 부르는 날
불멸(不滅)의 옷을 입은 그대와 나
우주의 소망이 실현된 새로운 창조 아래서
아가페의 실체와 영원한 만남의 포옹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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