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솜사탕 머리에 얹고 두둥실 흐르고,
녹색 모자 난쟁이들 숨바꼭질하는 나무를 잡고
바람이 산들 왈츠를 추는
여름날.
개구리 점프로 꽃잎에 입맞춤 하자,
꽃은 잎을 모아 수줍게 얼굴을 가리고,
청솔모 제 꼬리짓에 놀라 멈칫하는
또 여름 날.
사랑은 구름처럼 멀고
또 사랑은 나무를 스치고 사라지는 바람인 것을
한번도 버섯의 손길을 받지 못한
백년의 이끼이며,
갈대와 진흙모아 둥지를 만들고도
짝을 찾지 못한 들새다.
아직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
*글쓴이 노트
푸르른 나이에 방언을 하고도,
서정주의 '선운사'로 도솔암에서 열반을 꿈꾸었고,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으로 성모를 흠모한 죄로
조물주는 이순의 문턱에 선 나에게 벌을 주는 모양.
사랑의 정의 하나 내리지 못하고
하염없는 갈증으로 이리 고문당하는 걸 보면.
신화나 전설이 되어 버린 사랑타령하는 것이
죄스러운 요즈음이다.
그런데 모임 홈피에 글 올리는 것이 더 죄스러운 것은
내 소심함 탓 때문은 아니라고 우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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