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 국왕이 죽었다고
1년간 애도한 후 장례를 치른다고 한다.
애통해 하는 사람들이 TV에 넘쳐나고
오락 유흥산업은 당분간 개점휴업이란 소식도 있다.
내 나이 약관 즈음에
휴일도 없이 억세게 일만하는
세들어 사는 아주머니가 코까지 풀어가며 꺼이꺼이 하는데
이유는 대통령이 죽었서 운다고 했다.
밥 먹다가도
김추자 노래만 나오면 인사불성이 되어 춤추던 누이는
그녀가 테러로 얼굴에 상처를 입자
남자들의 폭력성과 탐욕을 육두문자로 일갈해
집안 남자들을 움찔하게 했다.
얼마나 좋으면
한달치 용돈을 털어
좋아하는 가수 리사이틀 구경을 가고,
얼마나 신나면
보름치 용돈을 털어
동대문 야구장엘 갈까...?
아무리 부모가 죽었다고
식음을 전폐하고
허공에 허언을 휘날리고
입술이 허옇게 터질까?
오십년이 넘도록
치열한 기쁨도
끝닿은 슬픔도 키우지 못하는 내 가슴엔
귀멀고 눈먼 굼벵이 한마리가
한오백년 세입자 계약을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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