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다시 오겠지
석정헌
추위가 질서없이 함께있는 샛길
그 끝의 작은 마당
빈 몸으로 눈꽃에 뒤덮힌 겨울나무들
마디가 뭉툭한 늙은 나무는
무게에 휘청거리는 청솔가지를
물끄럼히 쳐다보고
잔바람에 눈 떨어지는 소음
쓱쓱 문지르고 흐르는 구름 사이
날카로운 빛살
녹아내리는 눈소리에
은빛 봄날 더듬을 때
푸른 잎맥 기지개를 켠다
아지랑이 멀리서 얼릉거리고
졸음이 한 올 한 올 비집으면
기억마저 엉켜버리지만
껍질만 남은 무료한 종일에
꾸벅꾸벅 하품만 하며
그래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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