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간밤의 비

송정희2019.07.13 06:44조회 수 13댓글 0

    • 글자 크기

간밤의 비

 

폭죽같은 뇌우속에 나무숲이 환한 놀이동산처럼 보이던

긴밤이 지나고

그 나무숲이 안개에 죄인처럼 같힌 이른 아침

밤새 방충망을 뚫고 유리창에 송글송글 맺힌 물방울들

 

먼곳에선 비가 많이 왔는지

번개가 치고도 한참 지나서야 먼 천둥소리가 들리곤했다

그렇게 뒤척인 밤잠에

알람소리에도 못일어난 아침

다정한 올케의 아침 인사 문자에 깼다

 

그 먼곳에서 치던 번개의 섬광은

혹시 지구 반대편 내 노모가 계신곳에서 온것일까

팔순노인이 놀래지는 않으셨을까

겁이 많으셔서 작은 소리에도 화들짝 놀래시는 나의 어머니

 

단편영화처럼 조각조각난 간밤의 꿈이

어지러이 머릿속을 휘젓고 다닌다

기껏 준 밥을 툭쳐서 쏟아놓은 에보니가

눈치를 슬슬 보며 내 주위를 서성인다

아침약을 털어 넣고 오만가지 생각들을 지워낸다

요란하기만했지 비는 많이 오지 않은 지난밤

속이 빈 공갈빵을 먹은 속은 느낌이 든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096 어머니와 커피2 2017.04.30 1390
1095 하루의 끝 2018.04.13 534
1094 어느 노부부 (3) 2016.10.10 200
1093 잎꽂이 2018.08.27 169
1092 선물 2019.07.18 160
1091 약속들 2017.04.05 160
1090 조용한 오전 2020.02.01 137
1089 등신,바보,멍청이2 2017.06.16 127
1088 1 2017.01.07 126
1087 부정맥 (4) 2016.10.10 105
1086 정월을 보내며1 2020.01.30 103
1085 세월 2016.11.01 103
1084 혼돈은 아직 해석되지 않은 질서 2019.02.16 95
1083 3단짜리 조립식 책장1 2017.02.08 94
1082 새벽비 2017.02.15 91
1081 세상에 없는것 세가지 2020.03.11 90
1080 작은 오븐 2017.02.12 90
1079 브라질리안 넛 2017.06.07 85
1078 애팔레치안 츄레일 첫째날 2016.11.08 84
1077 땅콩국수 2016.10.27 8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