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언 70년
석정헌
억백이 되신 아버지
그래도 놓지 않은
헌책 뜯어 만든 봉투
그 속의
파릇파릇 파래 묻힌 부채과자
대문 앞에서
이놈들 고함 소리
침 한번 꼴깍 삼키고
자는 척 꼼짝도 않는다
번쩍 들어 품에 안고
수염 까칠한 턱으로 부비는
볼의 따가움
고약한 술 냄새
이불 속에서 꼼짝도 않는다
다시는 뵙지못할 아버지
까칠한 턱수염 아득한 술내음
어렵게 지나온 삶에 여한은 없지만
보고픈 아버지 그리움만 더하고
가슴 답답함에 쳐다본 하늘
내리는 봄비 가슴 적시며
애처로운 하얀 목련 꽃잎을 때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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