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11) / 송정희
일주일에 딱 한잔의 커피
고만큼은 마셔도 된단다
오늘은 금요일
커피가 허락된 날
아침부터 기분이 좋다
친구를 만나듯
거실 가득 커피 향기가 진하다
식는게 싫어서 보온병에 넣는다
이 더운 여름에
커피가 담긴 빨간 보온병
십리길에 점심같다
아껴서 하루종일 마신다
내가 마시는 인생의 마지막 한잔처럼
그 맛속에 행복과 슬픔이 느껴진다
지나온 일들이 커피에 깊고 씁쓸한 맛이었다면
앞으로 내게 올 일들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부드러운 맛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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