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2100 마일

석정헌2016.10.31 11:47조회 수 63댓글 0

    • 글자 크기


    2100마일


         석정헌


푸른 물기로 덮힌 하늘 속

뛰어든 붉고 노란 산

내 가슴에 옮겨 놓고 싶어 길을 나섰다


어느듯 1300고지

눈아래 보이는 모든 것은

햇빛으로 물을 들인듯

온 산이 무지개로 가득하다

2100마일 Appalachian Trail

험로의 끝자락

Blood Mountain Neels Gap

말없이 늙어온 나뭇가지에 걸린

땀과 열정 

그리고 고난과 희열로 점철된 

종주를 끝낸 낡은 등산화들

배낭을 매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

시끄러운 오트바이 소리

컴컴하고 작지만 천장이 높은 가게

천장과 벽에도 온통 낡은 배낭과 등산화들

땀에 절어 소금기 하얗게 배어

눈에 확들어 오는 배낭 하나

4000마일을 주인의 등위에서 온세계를 누빈

소중한 것이라는 쪽지가 붙어있고

즐비하게 걸린 모든 낡은 것들이

얼마나 탐스러운지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다

부러움에 경의를 표하고 

다시 산정무한의 만산홍 속으로 파묻히고 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49 한갑자 2016.04.18 107
548 부탁 그리고 거절 2019.02.07 26
547 2월의 눈 2020.02.13 27
546 만리성 2015.04.09 9
545 허약한 사랑의 도시 2016.05.25 25
544 가슴 닿지 않는 포웅 2019.03.16 27
543 살고 싶다 2015.04.09 11
542 잠자리와 코스모스 그리고 여인 2017.08.14 66
541 박꽃 2015.04.09 16
540 살아 간다는 것은 2015.11.20 20
539 폭염 2018.07.22 37
538 울음 2015.02.14 33
537 가을산 2015.09.14 18
536 여기는 아프리카 2023.08.26 21
535 우울의 가을 2017.09.07 30
534 헤피런너스 2018.07.22 35
533 오늘 아침 2019.01.11 37
532 어둠의 초상 2019.03.16 26
531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2015.02.14 47
530 마무리 2016.10.24 31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