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치고
다 저녁에 비가 그치고
빗방울은 더이상 동그라미를 만들지 않네요
빗줄기사이로 날던 새들도
어느 나무숲에선가 고단한 날개를 쉬고있는지
보이지 않구요
빗물받이 통에 고인 빗물을
큰통으로 옮겨 담으며
농부가 알곡을 가리듯 내 화초들에게 줄
양식을 모읍니다
이렇게 비온 뒤 내 할일이 많네요
엊그제 심은 오이모종은
땅에 뿌리를 잘 내렸는지 진녹색이 되었고
날 보더니 잎들을 흔들어 보입니다
장미송이들이 더 굵어지고
내일이면 꽃이 피겠네요
세상이 요란하게 시끄러워도
제 할일을 해내는 꽃과 나무와 채소들
그들에게는 왜 아픔이 없겠습니까
참아내고 이겨내고 그러겠죠
토네이도가 지나갔다는 다른 주에
심심한 위로를 보내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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