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7월 17일 백로
석정헌
아직 여명은
멀리서 다가오는 태양을
기다리는 신새벽
김 서리는 차 한잔
양손으로 감아 쥐고
내다본 창밖
뒷마당 텃밭의 늦은 고추 이슬 맺히고
하얀 달빛에 군청색 하늘 벌써 높다
쌀쌀한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저질러버린 잘못의
부끄러움에 뒤로 숨은 달
가끔씩은 얼굴을 내밀지만
지난 일식의 무모함에
태양으로 부터 내린 질타와 형벌로
약간은 찌그러지고 질린 얼굴
창백 하도록 하얗다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
음력 7월 17일 백로
석정헌
아직 여명은
멀리서 다가오는 태양을
기다리는 신새벽
김 서리는 차 한잔
양손으로 감아 쥐고
내다본 창밖
뒷마당 텃밭의 늦은 고추 이슬 맺히고
하얀 달빛에 군청색 하늘 벌써 높다
쌀쌀한 바람에 흔들리는 소나무
저질러버린 잘못의
부끄러움에 뒤로 숨은 달
가끔씩은 얼굴을 내밀지만
지난 일식의 무모함에
태양으로 부터 내린 질타와 형벌로
약간은 찌그러지고 질린 얼굴
창백 하도록 하얗다
늦은 고추밭 이랑
군청색 하늘이랑
...
참으로 서정적이어서
일상의 고단함이랑,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랑
저절로 치유가 되는 듯하네요.
요즘 달이 더욱 창백한 이유가
지난 일식이후 달의 죄책감 때문이군요.
햐!
기가막힌 관찰과
삶에 대한 선배님의 관조적인 태도에 감탄을 드립니다.
아직도 파란 고추에 달린 이슬
하얀달은 소나무 뒤에 숨고 하늘은 높은 가을의 초입
오늘이 백로 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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