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살자
석정헌
이른 새벽 검은 어둠은
윤기로 아름답고 그윽하다
계절은 아직도 봄의 문턱
세상은 전쟁도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소득 삼만불 시대도
소원한 죽음의 문턱에서
왔다 갔다 멍하건만
아직도 끝이 요원한 나쁜놈들의 시대
고개 들어 올려다본 지붕위에는
살찐 늙은 고양이
또 새끼를 낳았나 보다
고양이 넘어 지붕 끝에 매달린 조각달
궁금한 하늘 예사롭지 않고
바람은 쌀쌀한데
엉컬어진 머리 혼란스럽다
다행히 멀리서 여명이 밀고 오고
누구를 위한 촛불인지 태극기인지
어떻게 분노 해야 할지 모르는 국민
이제 좀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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