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2
석정헌
억겁의 세월을 헤아려
겨우 스친 옷깃
나를 둘러산 모든 것들
그대가 아프면
나의 마음은 상했고
그대가 기쁘면
바람이 코스모스 회롱하듯
같이 희열을 나누며
그렇게 지난 인연 40여년
내가 온 길이 보인다
차마 못 볼 것도
무정도 보인다
용서도 허락도 뜬금 없이
바람에라도 남아 있고 싶은
끝없는 욕심
하염없이 바라보다
눈물에 씻기운 흐린 눈
머리 위에 내린 하얀 눈발에
부끄럽고 허전한 마음
저절로 외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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