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나는 벗
석정헌
몸 누일 곳을 모의하던 벗
길을 내지도 않고
숨긴 상처 방향하다
바람 같이 사라질 기억의 끝을 접고
방금 떠났다
남들은 못들은척 벽에 똥칠도하고
병원 침대 잡고 버티기도 하드만
성격대로 미련없이 떠났다
한참을 고개 숙이고 눈시울 붉히다
머리들고 내다본 창밖
여명은 어김없이 돌아오는데
어찌 이길은 돌아오지 못하는지
들고 갈것은 없지만
내가 끌어안은 불편함
이것저것 챙기다
멀지안은 그 길
이제 가까운 거리에서 기다리며
싣고온 꿈을 돌려 보내고
허한 가슴 되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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