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고희
석정헌
추적추적 내리는 굵은비
여명의 창을 두드리고
뜨거운 커피 한잔
양손으로 감아쥐고
가운자락 겨드랑이에 낀
허상 같은 고희의 사나이
희미하게 어리치는 창밖을 향해
멍하게 시선을 고정 시킨다
10년 20년...... 50년 60년
세월이 파노라마가 되어 지나간다
찰나도 기억하기 싫은
숨기고 싶은 사실
천일을 나타내고 싶은
그리운 일
언제나 안타까운 생
절망 보다 훨씬 암담한 소망
세월은 다해도 못 채운 빈몸
이제 사랑처럼 고단한 생의 막바지
기억하고 싶은 일로 채워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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