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석정헌
허공에서 핀 꽃들은
매혹을 훔치려다
꽃잎은 산만하게 떨어지고
발톱세운 햇살에 찔린 몸을 두고
대낮에 뜬 하얀달은
영감어린 몽상가들의
액자 속 그림이 되고
내 머리에 칼날처럼 내린 하얀서리
마음은 수도없이 흔들렸지만
들락거리는 바람
조금은 코끝에 상큼하다
회복기 없이 잘게 부순 끈적한 삶
도시의 한복판에서
촌스럽게도 양팔 걷어 부치고
무슨 전사인양 휴대폰 하나 믿고
앙탈 부리며 배기가스 가득한
아스팔트 위를 눈 부릅떠고
허상을 쫓아 다닌다
길은 수시로 툭툭 끊어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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