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소원 / 송정희
꿈이, 소원이 있었어요.
나 어렸을 적
국민학교도 들어가기 전
앞집 진영이에게 시집가는 것
진영이와 나는 거의 매일 소꿉놀이를 했지요
호박꽃 노란 암수를 따서 똑똑 썰어
밥 먹으라고 했지요
꿈이, 소원이 있었어요
내가 국민학교 때
날 키워주신 할머니가 나가셨어요
친할머니가 나타나셨데요
나는 처음보는 친할머니가 미웠어요
집을 떠나시며 나를 보고 우시던
그 할머니와 살고 싶었어요
꿈이, 소원이 있었어요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그렇게 떠나버린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폣병이셨데요.
떼장을 방금 올린 봉긋한 무덤위로 바람이 할머니의 향기를 실어왔어요
할머니의 미소도 실어왔지요
나는 꿈에서라도 그 할머니와 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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