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겨울은 겨울이다
홈통에 고였던 빗물이 꽁꽁 얼었다
오늘은 둘째 지은이 생일
어제 밤늦게 미역국과 계란찜을 만들어 아이들 식탁에 놓아주고
생일 파티는 일요일 오후에 할 계획이다
먼 나무숲이 황량한 아침
잔뜩 따듯하게 챙겨입고 요가 하러갈 준비를 한다
지대가 높은 나의 집에선 조금 낮은 지대에 있는 집들의 지붕위로
벽난로에서 나오는 연기가 몽글몽글 보인다
어릴적 외갓집 아궁이에 불 때던 때가 그립다
외할머니 옆에 쪼그리고 앉아 불쏘시개로 장난을 치며 손을 까맣게
그을렸던 시절
해소천식을 심하게 앓던 외할아버지 때문에 몇년을 화전민촌에서 사셨던
나의 외조부모님
그때의 추억은 내게 보물상자다
여름과 겨울방학을 그곳에서 보내며 난 평생에 누릴 상상의 날개를
다 펼친듯하다
겨울밤 화로에서 끓던 청국장과 군고구마
천장에선 쥐들이 달리기를 하고 난 그 소리에 잠을 설치고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나의 외할아버지
할아버지 저 정희예요
많이 이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국에서 잘 지내시죠
전 오늘도 정직하고 부지런히 살아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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