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남긴 것들
뒷마당 끝에 서있는 나무 울타리에 눈물 한줄기 남기고 간 시월
창문가의 스크린도어 끝 거미줄에도 그의 노래 한소절 달렸네
날 두고 가기가 싫었나보다
석양이 좋은 창가에 늘 찾아와 나의 고단했던 하루를 물었었지
오늘은 후회없이 지냈냐 잘 먹었느냐 하고
어둠이 물러가면 가장 먼저 내게 달려와
오늘도 잘 지내라고 눈짓을 찡긋하며
울타리 뒤 소나무를 흔들고
입맛 없고 우울할 땐 짧은 내 머리칼이 흔들리게 내 머릴 토닥이던 시월
짧은 나의 가을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또 만날것이다
새봅의 여린 잎이 넓어져 꽃물이 들 때면 그 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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