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 김남순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을 갖고 계시구요
꽃을 보시면 어디서든 발을 멈추시고 들여다 보시죠
넌 어쩌면 그렇게 곱니하시면서요
식사는 새모이만큼 드세요
아버지가 바람 피워 여러번 살림을 차려 나가 계실 때 막걸리를 배우셔서
친구분들과 신세한탄을 하실때 드시곤 하셨지요
치매에 술이 적이라는 자식들의 잔소리에
그나마 이젠 거의 안 드시지만요
둘째 손녀딸 결혼식때 미국 오셨을때
아픈 이를 나의 단골 치과에서 모두 뽑으시고 틀니를 하셨죠
그래서 뚜걱뚜걱 식사를 하십니다
자는둣 죽는게 이제 남은 소원이시랍니다
못난 이 딸이 세상에서 제일인줄 아시는 유일한 지구인
무뚝뚝하고 이기적인 남편 만나 고생하시고
그와 똑 닮은 자식을 셋 낳아 또 고생하셨죠
어려운 살림에 병약한 큰 딸 뒷수발 하시면서도
제가 하고싶다는 것 제가 갖고 싶다는것 모두 들어주신
나의 엄마 김남순 여사님
제가 죽어도 그 은혜 못갚습니다
제 눈물같은 비가 오는 어머니날입니다
엄마 김남순 엄마
떼끼 죽는단 얘기하면 혼나요
지금처럼만 오래 사세요
내년쯤 비행기표 보내드리면
저와 손주들 보러 오셔야죠
더 아프지 마시고 식사도 조금씩만 더 드세요
행복한 기억들만 붙들고 사세요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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