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낯 혼술

송정희2019.03.21 06:57조회 수 32댓글 1

    • 글자 크기

낯 혼술

 

렛슨 두개가 갑자기 캔슬되었다

엊저녁에라도 미리 연락주면 좋을텐데

한두번 있는일도 아닌데 적응이 안된다

오후 두시부터 백수가 된다

갑자기 할일이 실종된것이다

에라이 안주 만들어 낯술이라도 할까

안주는 새우튀김

신선한 새우를 껍질 벗겨 물기 빼고 밀가루옷을 입힌다

분칠한 새우를 달걀물에 퐁당

꺼내서 빵가루에 묻혀 식용유에 튀겨낸다

타르타르 소스를 뚝딱 만든다

전에 샌드위치가게에서 일한 경험으로 이정도는 뭐

꼬불쳐 놓았던 맥주 한병을 예쁜잔에 따른다

한상 차려 자리에 앉아 보고싶던 영화를 튼다

나의 노모가 보고싶다

새우튀김 엄청 좋아하시는데

은근히 술이 세셔서 양주 스트레이트 한잔 정도는 가볍게 드시는

멋쟁이 나의 노모

난 학생때 호기롭게 친구들과 고량주 한번 마시려다가

죽을 뻔 한 뒤로 독주에 트라우마가 생겼다

평소 술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죽은 지아비도 보고싶지만

가장 이자리에 함게 있고 싶은 사람은 노스캐롤라이나에 사는

내 둘째 올케,

언제나 내편이 기꺼이 되어주는 올케가 보고싶은 오후

이렇게 소중한 나의 오후는 그리움만 가득하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6 포롱이 2018.11.11 12
135 오늘은요 2018.10.30 12
134 오늘의 소소항 행복(10월21일) 2018.10.22 12
133 휴식 2018.09.26 12
132 대리만족 2018.09.20 12
131 에보니밥 2018.09.11 12
130 김선생님 2018.08.26 12
129 샴페인 포도 2018.08.23 12
128 오늘의 소확행(8월11일) 2018.08.13 12
127 손톱을 자르며 2018.08.11 12
126 지는 꽃 2018.08.03 12
125 나와 동생들 2018.07.20 12
124 오늘의 소확행(7.18) 2018.07.20 12
123 칠월에 부쳐 2018.07.16 12
122 봉숭아꽃 2018.07.14 12
121 일기를 쓰며 2018.07.14 12
120 도마두개 2018.06.26 12
119 대못 2018.06.14 12
118 핏줄 2018.05.21 12
117 왕지렁이 2018.05.07 12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