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만 하라기에
석정헌
내 머리는
뛰어 가는 세상에 뒤 쳐지지 않으려고
곰삭은 더운 입김 내뿜으며
미친소 달구지 끌 듯 달리다
앞서간 사람들의 소식에 멈춰서 보니
아내는 손목 쥔채로 외면하고
밧줄 끊기 듯 끊긴 친구들
초 읽기에 몰린 삶
막막함에 합장한 산사의 법당에서
안됐다고 혀 한번 찬 하늘이
봐 줄 듯이 살기만 하라기에
송이에 취해
한사흘 느긋하게 파리만 날렸드니
배꼽이 열리도록 살이 쪘다
지나간 세월이 꿈만 같고
지금의 이행복 입만 희죽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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