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지 말자
석정헌
시월의 어느날
아무도 모르게 시작한 사랑
아프게 떠났고
밤새운 탕진에도 드문드문 남아
젖은 마음 가슴을 훔친다
한줌의 꿈 같은 사랑은
잿빛 음악되어 무책임한 허공에
굽은 레코드판처럼 울릉거린다
새로 시작한 하루
아직도 여명은
동녁 어디에서 꾸물거리는데
기억을 잘게 부순 커피향
서툰 배웅
당신이 흩어진다
맨발로 내려선 뒤뜰
내린 이슬 차갑고
바람에 섞여 흩어지는 낙엽
우울 속에 희미한 그림자
이제 막 시작하는 비
이 비 따라 너라도 다시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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