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석정헌
사랑과 기다림이 매일 배신한다 해도
자연의 섭리와 이치에
순행하는 절기 어긋남이 없고
소우주인 우리
또한 역행할 수 없이 흘려 간다
여명에 이슬 반짝이는 뒷뜰
차한잔 손에 들고 내려 선 뜨락
바람 끝이 옷깃을 여미게 하네
여행은 떠난다는 것 보다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더 매력
이제 그 뜨겁든 여름 여행을 마치고
설레이는 가을로 돌아가는 사색의 아침
피아노 영상 음악을 들으며
그윽한 녹향처럼 만들어서
홀로의 행복에 젖어 보지만
뜨겁든 여름에
배신자의 미안함이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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