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혼불
석정헌
새벽에 눈뜬 고요
벨벳같은 어둠은 윤기로 그윽하고
맑고 청아하기 까지 하다
한몸 추슬려 깨어난 어둠
벨벳을 찟어 아픔은 시작되었고
울음마져 피곤하고
식은 땀에 젖은 옷 입은채
땡볕 아래 온몸을 말린다
아픈 것도 매일 아프면 아픈게 아니 듯
세상 어디쯤에서
상처를 둥여 맬 상자를 들고
찾지 못한 상처
깨어나기만 기다린다
어디서 뭘했는지 누구도 말해 주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목격되지 못했다는
어떤 인생으로 불편한 이런 모습
자꾸만 금간 나를 밀어 낸다
어둠은 벌써 깨어 다시 석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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