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
석정헌
파란 하늘 아래 선운사
짧게 머물다 지나가는
때묻지 않은 계절
둘러핀 꽃무릇은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 아픈 스님의
전생의 업보 인가
속세를 떨치려 합장한 손
아직도 가슴 한쪽에
얼룩진 지독한 사랑
한몸에 포근하게 안아주고픈 마음
이루지 못한 사랑에
멍하니 바라 보는 속세
부처님의 인자한 얼굴
목탁 소리에 화들짝 놀라
다시 합장하고 머리 숙인다
잎 떠나고 뒤따라 찾아온 꽃
만나지 못하고 떠난 잎을
그리워 애태우다
잎 없이 꽃 마져 시든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