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나이 그리고 망각
석정헌
아직도 바람은 쌀쌀한데
등에 진 햇볕은 따갑고
호수에는 기분 좋은 찰랑거림이
내 눈을 간지럽힌다
생각에 잠긴 척
물가의 이른 야생초 간들거리고
겨울 동안 준비한 잎맥
서서히 하늘을 가린다
신이 만든 것중
가장 큰 의문 이라는
마음과 나이
이제 그마져 낡아
망각으로 버티는데
계절은 봄의 중앙
물위에 떨어진
오래된 잎파리 하나 찰랑거리고
헐벗어 빈 몸인 앙상한 나무는
그래도 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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