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나 나나
석정헌
매혹의 붉고 달콤한 악마의 찢어진 혓바닥
목청 다해 부르던 높은 화음에 취해
한없이 마셔 버렸고
천갈래 향기 속 숨은 악취
거짓을 막기 위한 바위 같은 가슴도
한입으로 먹어치운 더러움에 얼킨
지극한 상실감
단절된 절벽 뛰어 내리고 말았다
어둠에 담근 가슴
온몸은 향락에 젖어 휘청거리고
색갈의 투명함을 가볍게 밀어 넣고
아가리 벌려 풀어 놓은 비굴과 야비
그 치사한 혓바닥 밑에는
거짓의 사전이 수 도 없이 들어 있다
귀를 더럽히는 수 많은 낱말들
그 더러운 악취 속의 사전을
지옥의 화염 속으로 밀어 넣고
부화내동 하여 더러워진 육신
울렁거리는 가슴에 후회의 아픔은
하늘 앞에 엎드려 머리 조아릴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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