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석정헌
앞뒤로 세워진 끝없는 얼굴
세상에는 얼굴만 바라보는 사람
세상을 수집하며 살아가는 얼굴
어쩌다 마주 보며
속삭이는 말투로 할짝 웃는 얼굴
미소를 알아 주려는 듯
가슴은 두근거리고 귀 기울인 소문
수평이 사는 이 곳에선 만나지 못하지만
배후로 지목되는 것은
나를 건전히 키워낸 야생
이제 그마져 놓지고 무릎을 꿇는다
눈치로 보는 것들의 눈빛은
언제나 내 심장을 겨냥 하지만
미묘하기 그지없는 간격을 이어주며
나를 비치든 거울은 서서히 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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