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첫 아이 낳자
산후조리 오신 장모님은 아이 백일이 되도록
미역국을 끓여 대셨지.
푸석한 아내 얼굴의 부기가
자고 나면 아이 얼굴로 옮겨 가 탱글 거리고 있었다.
미역 국물 처럼
뽀얀 아이 얼굴!
미역국에 기름기 뺏긴 쇠고기 처럼
윤기없는 장모님 얼굴!
'장모님 미역국 그만 끓여요
제 가슴에 젖멍울 생겼어요'
'아이고 염병 호 호 호'
서른 두살 딸 아이 생일 미역국을 먹자니
아흔 두살 장모님이 그립다.
*글쓴이 노트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오늘의 우리' 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존재들의
수렴의 산물이 분명하다.
그들이 사라지기 전에
안부를 챙기는 일이 전장의 특명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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