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일도 없고
무던하지도 않은 하루다.
딸아이 결혼 앞두고
한국 형제들간 불화로
가슴에 돌덩이가 두근인 데,
애틀랜타 지인들의 갈등도 한 몫 거들어
납덩이가 들어 앉았다.
엇저녁엔
TV속 음식에 식욕이 동해
해먹자 했더니
아내는 콧방귀를 두번이나 뀌었다.
오래토록
아슬아슬하게 갱년기를 타고 있는
그녀의 처지를 잠시 잊었다.
식욕도 없어
굶다시피 기진맥진 쓰러져 잤는데,
여섯시에 눈떠져
다시 침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며칠 째 입술이 부풀었다가
간신히 딱지를 입었는데,
만나는 이 마다 관심을 보여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어두워지면 아내가 좀 거칠어져서요"
싱거운 답변으로 웃어 넘겼다.
그래
내 오늘저녁 메뉴는 정해졌다.
설탕이 덕지 덕지 떡칠이 된
글래이즈 도넛 반더즌에
아메리카노 한잔이면
내 우울은 증발한다.
참으로 고마운
도넛이며,
참으로 쉬운
내 우울증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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