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정희
- 비올라 연주자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산책

송정희2018.10.22 18:13조회 수 14댓글 0

    • 글자 크기

산책

 

오후햇살이 넉넉할 때 동네로 산책을 나선다

족히 두시간이 더 걸리는 길이다

나뭇가지들이 맥없이 자식같은 나뭇잎을 떨구고

슬픈 표정이 된다

나는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대는 신음을 듣는다

작은 도토리들은 아주 작은 폭죽소리를 낸다

으스러진 도토리는 팔레트에 금방 짜놓은 황금빛 물감이되어

바닥에 무늬를 낸다

길바닥이 캔버스다

하늘도 캔버스가 되고 땅도 캔버스가 되는 이 가을엔 모두가 화가가 된다

두시간 나의 산책길엔 별로 사람이 없다

뒤에서 뛰어오는 사람의 거친 숨소리에

얼른 길을 비켜주고

난 낙엽을 밟으며 집으로 온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76 레몬수 한잔 2017.03.03 31
175 예술.집을 떠나지 않고 즐기는 여행1 2017.04.05 31
174 알렉스를 추억하다(1)2 2018.03.09 31
173 가슴 서늘한 헤어짐1 2019.01.31 31
172 뚝배기잔에 마시는 커피1 2019.05.03 31
171 아름다음이여1 2019.07.26 31
170 오곡밥과 풀떼기반찬과 사돈 2019.09.13 31
169 무상 2019.10.24 31
168 11월 1일의 새벽 2019.11.01 31
167 나의 어머니 (2) 2016.10.10 32
166 보경이네 (4) 2016.10.20 32
165 왜 그러셨어요 2016.11.08 32
164 멀찌감치 2016.11.15 32
163 족욕2 2017.05.01 32
162 달님 2017.06.10 32
161 오늘1 2017.06.18 32
160 가는 여름1 2017.08.17 32
159 광복절 영화1 2017.08.18 32
158 참새 방앗간2 2017.08.22 32
157 김선생님 2017.09.09 32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49 50 51... 55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