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빛깔의 고독
-산정(송원) 박항선-
삶에 사로잡힌
슬픈
눈물빛깔 고독이
마음을 두드린
날
애써
참았던 외로움
창백한
이슬방울로
가슴 깊은 곳 미어지고
인생의
무게가 버거워
은밀히 채워
넣은
뜨거운
고독이 긴 터널 지나
검은 눈동자를 돌아 빠져나오네
말없이 머리 기댈
어깨
넓은 님이 그리워도
쉬
발길 떨어지지 않고
아득한 회상
속 기억은
그렁 그렁 방울
되어
부평초
같은 추억들과
도란
거리고 있네
어느
날 불쑥
쓰러질
것만 같은 발걸음으로
지친
마음 부여잡고
찾아가
끝내 발길 돌리고
커다란
슬픔이 성큼 성큼
큰
발소리로 구르면,
언제라도
알아차려 달려 올
사랑은 어느새 채비를 하고
가슴
시리도록 아픈 그리움 한 자락
먼 새벽
강 위로 펼쳐지면
가만히
물 파장 밑으로 숨는
내
투명한 안개 같은 고독
보일
듯 안 보일 듯
안개 속에 숨어
숨죽이고
내
한 숨이 들을 세라
이유가
많아 이유가 없는 듯한
내 눈물 빛깔의 고독은
가엾게도 오래도록
그 높은 모순의 성에 갇혀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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