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내면아이
-송원 박 항선-
봄은 호들갑스럽지 않게 떠나고
초록으로 입장한 여름이
당당하게 자리 잡은 6월햇살이
눈부시게 나른하다
부리가 단단해진 아기새들은
저마다 깃털을 키워가며
비밀스러운 세상을 덧입고 바람 속 가르는
전투기 엔진 소리를 듣는다
복숭아나무 어린잎들은
한 잎 두 잎 새잎 돋우며
후드득 떨어지는 여름비에
쏟아지는 포탄 줄기를 기억한다
핏빛 눈물 가득 머금은 그해 6월은
언제 다시 돌아와도 붉은 역사 속에서
어둡고 무겁게 한 편의 슬픈 시로
6월의 내면 아이처럼 우리의 모든 기억속에
웅크리고 앉아있다
2023년 6월 25일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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