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83QR-uTCHZ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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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비
송원 박 항선
팔랑팔랑 하얀 꽃 비
머리 위에도 어깨 위에도
지친 꽃잎들 하얗게 드러눕는다
잔디 위에도 들풀 위에도
행길 가에도 아스팔트 위에도
하얀 수의로 창백한 꽃잎들
할 말 못 한 채 힘없이 스러져 간다
정든 나무와 헤어짐이 아쉬워
이별의 순간 짜디짠 눈물 머금고
슬픈 꽃잎들 봄길 위를 배회한다
길 모퉁이 앉은 억울한 넋들의 안쓰러움
곱게 짜인 차디찬 비단 빛깔로
눈물 머금은 꽃잎 한 조각 한 조각
기워 만든 하얀 꽃길 카펫이어라
바람결에 나부끼는
꽃 비를 맞으며 가지마다
들리는 작은 한숨들
화사한 봄 어쩔 수 없이 떠남을
꽃잎들로 한 자 한 자
사연 담은 꽃 비 유서들
이른 봄 긴 여정 마치게 되는
홀연히 가는 창백한 영혼들의 비보
슬픈 꽃상여 지나가는 통곡의 아침
꽃으로라도 그들의 억울함
하얀 향기담아 잠재울까나
침묵의 눈물로 묵념하는
꽃 비 내리는 이 아침에 ..
2021년 3월 14일
** 시작 노트: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가 있을 당시
16000명의 희생자가 있었다고 하여
많이 슬픈 마음이었을 때
아침 산책하며 수없이 떨어지는 배꽃이
꽃비되어 떨어지는 것을
보며 스러져간 희생자의 넋과 같아
적어본 글이었답니다
그때는 생각나는대로
너무 길게 적어놓았던 것을
다시 정리해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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